씨앗재단 튀르키예 지진 지원 현장 소식2~희망의 씨앗이 되어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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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생협과 자연드림씨앗재단(이하 씨앗재단)은 튀르키예 시리아 대지진 직후 조합원, 직원, 생산자를 대상으로 2주간 긴급 모금을 진행해 이때 모금한 총 9천 200여만원을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는 NGO, ‘피스윈즈코리아’와 ‘에이팟코리아’를 통해 현지에서 꼭 필요한 지원에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아이쿱생협의 모금 소식을 전해 들은 튀르키예 협동조합연합회(NCUT, National Cooperative Union of Turkey) OB인 후세인 폴라트씨는 감사 메일과 함께 지구 저편의 협동조합 사람들이 보내준 연대의 마음이 튀르키예 협동조합 사람에게도 큰 힘이 될 거라며 NCUT에 전달하겠다고 전해 왔습니다. 

씨앗재단은 두 NGO단체와 만나 후원금이 현지에서 꼭 필요한 곳에 잘 쓰일 수 있도록 요청하고, 현지 협동조합의 물품을 후원 물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2차 지원의 핵심은 지금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인 전염병 문제 대응이었는데, 피스윈즈코리아는 피해 지역에 세탁실과 목욕실 설치하면서 세탁세제를 현지 협동조합 매장에서 구매해 지원했습니다. 

다음은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스윈즈코리아 고두환 대표가 전해온 현지 지원 소식입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시달리는 타니슈마 마을 사람들

1천 가구, 5천 명 정도가 사는 하타이주 타니슈마 마을(시리아 난민: 60가구, 70명)은 마을 재산의 80%가 소실되었습니다. 하타이주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물자 배분과 각종 지원에서 소외되는 시골 마을입니다. 최근 마을 사람들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참을 수 없어 긁다 보면 상처가 나고 사람들의 신경도 날카로워져 곳곳에서 싸우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응애 진드기’ ‘옴’ 등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1명이 20명씩 감염시킬 만큼 전염성이 강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무덥고 건조해지는 날씨도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베개와 이불의 세탁인데, 마시고 씻을 물도 없는 타니슈마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 세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는 자연드림씨앗재단의 성금으로 타니슈마 마을에 세탁소를 설치했습니다. 학교의 빈 곳을 빌려 10대의 세탁기와 기타 구비시설들을 들여놓았습니다. 튀르키예 협동조합 매장에서 세탁 관련 기초 물자를 조달했습니다.

세탁소를 설치하는 것까지 예산 집행이 끝났는데 현지 상황을 보니 6개월간 세탁소를 체계적으로 운영·관리할 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추가로 모금이 될 거라고 믿고 네 명의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여성과 대가족을 돌보지만 대지진으로 소득을 잃은 한 가정의 어머니, 두 명을 6개월간 고용했습니다.

다른 모든 문제를 차지하고, 사람들이 가려움에서 벗어나길 고대합니다.






동네 어귀에 누군가 써놓은 글귀: ‘우리의 끝이 이러지 않기를(OLMASAYDI SONUMUZ BOYLE)’



영유아 신발, 여성 영유아 속옷이 필요한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

하타이주 이스켄데룬시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Sakarya Cumartesi Semtpazari’ 캠프는 184동의 텐트에 1,200명(영유아 240명 포함)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파견 나온 인근 지역 공무원 및 교사들에 의해 잘 관리되고 있는 해당 캠프에 피스윈즈코리아는 그간 모금된 성금으로 임시 학급 운영을 위한 학용품 및 교재 등을 공급했습니다.


현장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목적으로 방문한 곳에서 뜻밖의 이슈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대지진으로 갈라진 도로를 안전하게 걸어 다닐 영유아를 위한 신발, 여성 영유아를 위한 속옷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영유아 신발 1켤레 13,500원 / 여성 영유아 속옷(3개 세트) 3,500원. 5백만 원이면 이 캠프에 머무는 영유아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과 생활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가 모금한 성금은 현재 모두 용처가 정해진 상태입니다. 몇 가지 예측하지 못한 이슈가 더러 존재하지만 어떻게든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최근 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염성 피부병입니다. 위생과 직결된 문제이고 아이들에게 치명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유아 신발과 속옷은 아무래도 뒷순위로 밀려 제대로 공급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에서도 독거 어르신들이 신을만한 슬리퍼 지원 대상도 아니고 물량도 확보하기 어려워, 어렵사리 모금해 동대문에서 물건을 구해 지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당연한 것들을 재난 현장에서는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캠프의 아이들은 다행히 구김 없고, 천진난만합니다. 우리가 돌보는 현장의 아이들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해 주고 떠나려고 합니다. 모두 여러분의 후원 덕에 가능한 일입니다.


석면폐증, 만성질환으로 신음하는 튀르키예 대지진 현장

피스윈즈코리아는 타니슈마 마을에서 진료소도 운영 중입니다. 

오래된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미세먼지화 되어 떠다니는 석면이 재건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석면폐증은 폐에 치명적이지만 본격적인 발병은 10년 후에나 나타납니다. 의료 구호 인력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석면이 기승을 부리는 현장 곳곳에서 하루 종일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는 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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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역시 심각한 문제입니다. 튀르키예 의료보험 시스템은 훌륭한 편이나, 대지진 이후 약품 보급 등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마을 사람 30여 명은 쇼크나 마비가 종종 일어날 만큼 심각한 상황인데 의료보험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지진은 외상만이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건물 잔해로 인한 내장 기관 손상, 정기적 돌봄이 어려워져 발생하는 만성질환의 악화 등은 사각지대가 되어 수십 년간 재건 지역에 부담으로 남습니다. 

타니슈마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예방할 수 있게 교육하고,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수집한 피스윈즈의 의료 데이터를 튀르키예 정부에 잘 전달하는 것 역시 피스윈즈 타니슈마 진료소의 목표입니다.

대지진을 겪은 날부터 모든 날이 불행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피스윈즈코리아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904-202569 재단법인 피스윈즈코리아 


사진, 영상 제공: 피스윈즈코리아